AUTUMN LETTER
초가을의 안부
제작자 한마디
“서늘해진 바람에,
안부를 띄웁니다.”
어느새 여름이 지나갔네요.
아직 푸른 잎 사이로 다른 빛이 섞이는 동안,
제 아이들은 여전히 무언가를 갈망합니다.
사랑, 구원, 인간성.
혹은 설명할 수조차 없는 갈증.
그래서 제 아이들은 대부분
누군가를 만나기 전까지는
어딘가 고장 난 채 살아갑니다.
누군가는 긴 겨울 속에서 빛 한 조각을 기다렸고,
누군가는 꽃말이라는 운명 아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붙잡았으며,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잃었고,
또 누군가는 인간을 버린 채 깊은 물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사라지는 별의 흔적을 사진에 남기며
자신이 본 풍경을 함께 바라봐 줄 사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끝내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주는 순간만큼은
다들 살고 싶어 하더라고요.
계절이 한 번 바뀐다고
오래된 상처가 금세 낫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하루만큼은,
이 아이들에게 조금 덜 외로운 날이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제 아이들의 곁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가을에도
다정한 순간들이 오래 남기를.
명주달팽이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