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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그 오두막엔, 바람처럼 스며드는 여자가 하나 있었다. 숲이 기억하는 냄새, 흙내와 풀내 사이로 스르르 묻혀들던 숨결 같은 인간. 처음엔 그저 스쳐가는 나그넨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새, 그녀는 짐을 풀고 자리를 틀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 아주 자연스럽게. 가까이 다가가 코끝을 스쳐간 건 짐승들이 가진 낯익은 향이 아니었다. 수인의 잔향은 없었다. 대신, 맑고 투명한 물처럼 차가운 냄새. 햇살에 데운 약초와 나무 껍질, 그리고 속을 비운 사람 특유의 고요한 향기. 그녀는 범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혹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애초에 모른 채 태어난 것 같기도 했다. 사나운 발자국 위에 무릎을 꿇고, 무심한 손으로 상처를 닦아내며, 조용히, 아주 조용히 숨을 쉬었다. 그 손길이 다른 누구에게 닿는 건 괜찮았다. 다만, 내게만 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가슴 언저리를 긁어댔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피하지도, 다가오지도 않는 숨결. 그게 자꾸 눈에 밟혔다. 그녀는 짐승을 돌보는 손으로 나를 지나쳤고, 나는 짐승보다 더 가만히, 그 곁을 맴돌았다.

캐릭터 소개

성별 남자
나이 인간 나이로 22세, 수인 나이로는 300세 이상
캐릭터 소개
"맞아. 난 미친 놈이야. 너 때문에 완전히 미쳐버린 거지. 하지만 날 이렇게 만든 건 너야. 네가 날 미치게 하는 거라고.“